아빠라는 삶의 정답은 뭘까?

우도 바닷가에서 한라산 배경으로 한 컷

 

아빠라는 삶의 정답은 뭘까?

어릴 때는 아빠가 다 정답을 알고 있는 줄 알았다. 궁금한 게 생기면 아빠한테 물어보면 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빠가 해결해 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막상 내가 아빠가 되고 보니, 정답이란 게 있기는 한 걸까 싶다.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이 맞았는지 틀렸는지는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알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정답을 안다고 하기엔 너무나 어려운 삶이 아빠라는 자리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정답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적어도 아빠로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한 나름의 원칙과 가치관은 필요하니까.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해본다. "좋은 아빠란 무엇일까?" 그리고 "나는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1. 함께하는 시간이 정답일까?

세상에서 가장 값진 것은 '시간'이라는 말이 있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도 아빠와 함께하는 시간일 것이다. 바쁜 삶을 살다 보면 '양보다 질'이라는 말로 위로하고 싶어질 때가 많지만, 실상 아이들에게는 양도 중요하다. 함께한 시간이 많을수록, 함께한 기억이 많을수록 아이들의 마음에는 더 깊고 따뜻한 아빠의 흔적이 남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언제나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는 없다. 직장, 사회적 의무, 가족을 위한 생계 유지 등으로 인해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짧더라도 밀도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0분이라도 진심을 다해 대화하고, 아이가 관심 있는 것에 집중해주고, 눈을 맞추며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이 작은 순간들이 모여 아이에게는 큰 사랑으로 남는다.

2. 가르치는 것이 정답일까?

아빠로서 아이에게 좋은 것을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올바른 가치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전해주고 싶다. 하지만 가르침이 너무 많아지면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아이가 책임감을 배우길 원한다면 말로 "책임감을 가져야 해"라고 가르치는 것보다, 아빠가 자신의 삶에서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이는 말보다 행동에서 배운다. 그러니 아빠로서 어떤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 가르침이 된다.

3. 지켜봐 주는 것이 정답일까?

아이들은 실수하며 성장한다. 넘어지고, 울고, 때로는 실패를 경험하면서 더 단단해진다. 하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다. 도움을 주고 싶고, 미리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이 앞선다.

그러나 아이의 성장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해볼 기회를 갖는 것이다. 아빠가 모든 걸 해결해 주면 아이는 자기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때로는 한 발짝 뒤에서 지켜봐 주는 것이 더 큰 사랑이 될 수 있다. 넘어졌을 때 손을 내밀어 일으켜 주는 것보다, 일어설 수 있도록 용기를 주는 것이 더 값진 일이 될 수도 있다.

4. 무조건적인 사랑이 정답일까?

아빠로서 가장 확신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아이를 향한 사랑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아이가 사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 이건 아빠라는 삶에서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될 원칙이다.

아이들이 때로는 실망스러운 행동을 할 수도 있고, 반항할 수도 있으며, 기대와 다른 길을 걸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순간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아빠가 늘 곁에 있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믿음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고 확신할 때 더 당당해지고, 더 큰 용기를 낼 수 있다.

결국, 정답은 없지만 방향은 있다

아빠라는 삶에는 정답이 없다. 하지만 방향은 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 사랑을 표현하고, 삶으로 가르치며, 때로는 지켜봐 주고, 언제나 변함없는 사랑을 주는 것. 이것이 아빠로서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닐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아이들을 바라보며 스스로에게 다짐한다. 완벽한 아빠는 아니어도, 최선을 다하는 아빠가 되겠다고. 정답을 찾으려 애쓰기보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과정 자체를 소중히 여기겠다고. 그것이야말로 아빠라는 삶의 가장 진짜다운 모습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