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걸 더 좋아하는 초2 아들, 괜찮을까?
아빠로서 아이의 성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때때로 아이가 다른 또래들과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면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우리 집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은 친구들과 어울려 뛰어노는 것보다 집에서 혼자 종이접기를 하거나 역사책을 읽는 걸 더 좋아한다. 다른 아이들은 운동장에서 축구나 술래잡기를 하며 뛰어노는데, 우리 아들은 조용히 책상에 앉아 종이접기를 하거나 유튜브에서 새로운 정보를 찾아보는 걸 더 즐긴다.
처음에는 "그냥 얌전한 아이인가 보다" 하고 넘겼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래도 괜찮을까?" 하는 고민이 생겼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서툴러서 혼자 있는 걸까? 아니면 원래 이런 성향일까? 부모로서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아이의 성향을 인정해야 할까, 바꿔야 할까?
부모라면 누구나 '내 아이가 사회적으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 특히 요즘처럼 친구 관계가 중요해지는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친구들과 뛰어놀며 사회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하는데, 우리 아들은 그런 활동에 크게 관심이 없다.
아이가 친구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것인지 구분하는 게 먼저였다. 다행히 우리 아들은 스스로 외롭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친구랑 노는 것도 재밌긴 한데, 집에서 조용히 있는 게 더 좋아."라고 말하는 걸 보면 억지로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았다.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나중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면 어쩌지? 사회성이 부족한 어른이 되면 어쩌지? 이런 고민들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아들의 세계를 이해하기
우리 아들은 종이접기를 정말 좋아한다. 단순히 종이학을 접는 수준이 아니라, 복잡한 구조의 작품을 만들고, 새로운 디자인을 직접 구상하기도 한다. 한 번은 "아빠, 이거 봐! 내가 만든 용이야!" 하며 보여줬는데, 디테일이 살아 있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
또한, 역사책을 읽는 것도 즐긴다. 보통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이 만화책을 좋아하는 반면, 우리 아들은 조선왕조의 계보나 삼국지 같은 이야기에 빠져든다. "아빠, 세종대왕이 왜 그렇게 위대한 분인지 알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아이의 눈빛을 보면, 정말 진심으로 역사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리고 유튜브도 단순히 오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역사나 과학에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는 경우가 많다. "아빠, 이거 봤어?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는 이렇게 만들어졌대!" 하면서 새로운 정보를 공유하는 모습을 보면, 이 아이만의 배움의 방식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부모로서의 고민: 사회성도 길러줘야 할까?
아이가 행복하게 자신의 세계를 탐구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학교나 사회에서 친구들과 어울리는 능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아무리 혼자 있는 게 편하다고 해도, 언젠가 협력하고 소통해야 할 순간이 올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너무 강요하지 않는 선에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의 관계를 경험할 기회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예를 들면,
- 종이접기를 좋아하는 친구를 찾아 함께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기
- 역사에 관심 있는 또래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를 마련하기
- 가족 활동을 통해 사람들과 어울리는 연습을 하도록 하기 (예: 박물관 견학, 역사 체험 프로그램 참여)
아이에게 "친구들이랑 무조건 놀아야 해!"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편하게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사회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아들의 성장을 지켜보며
요즘은 내 생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사회성은 중요한 능력이지만, 꼭 같은 방식으로 길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 우리 아들은 조용한 성향이지만, 자신의 관심 분야에서는 누구보다도 열정적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아이가 나중에 어떻게 성장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우리 아들이 행복하고 자기다운 삶을 살아간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
부모로서 할 일은 아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아이가 세상과 연결될 수 있도록 자연스럽게 도와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회성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아이가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아닐까?
혼자 노는 걸 더 좋아하는 아들이지만, 그 안에서 나름의 즐거움과 배움을 찾아가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아이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응원해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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